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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insight/자폐 스펙트럼 이해하기

자폐이야기 1 - 자폐가 뭐예요?

by 캐나다 OT 젤라쌤 2020. 10. 24.

안녕하세요! 

 

Parents insight의 안젤라 쌤이예요. 

이전에 발달의 Red Flags 시리즈 마지막인 사회성 발달에 대해 말씀드렸어요. 

아무래도 사회성 발달이 자폐와 가장 큰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이 포스팅에서는 자폐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하려고 해요. 

제가 현재 캐나다에서 주로 자폐 아이들을 위해 일을 하고 있으니 더더더 자세한 설명이 될 수도 있겠어요. 

 

우선 자폐의 공식 진단명은 Autism Spectrum Disorder 예요.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하셔야 할 부분은 "Spectrum" 이예요. 

즉, 똑같이 자폐 진단이 나더라도 아이마다 자폐 성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모두 다르다는 뜻이에요.

그 정도에 따라서 학교생활, 사회생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끼치고요. 

 

또, 이 SPECTRUM은 자폐 진단 기준에도 각각 적용돼요. 

자폐는 보통 사회성, 언어능력, 그리고 상동 행동의 3가지 영역에 동시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진단이 나요.

하지만 아이마다 각기 다른 사회성의 이슈를 가지고, 언어 능력이 모두 틀리고, 다른 상동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어요.

여기에 각자의 기질적 성향과 인지 능력까지 모두 다르니,

사실 자폐 진단을 받았다고 해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나타내는 성향은 "모두 다 달라요" 

그럼 자폐의 일반적인 특징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1. 가장 일반적인 어려움은 사회성과 관련된 부분이에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적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해요. 

자신의 감정과 자신의 관심사에만 관심을 가지고 행동하지요. 

 

여기서 눈맞춤은 사회성 결여의 하나의 행동 척도일 뿐이에요. 

즉, 어떤 아이들은 자폐 진단을 받았지만 눈맞춤에 문제가 전혀 없는 아이들도 있다는 얘기예요. 

사회성 = 눈맞춤으로 생각하시면 안돼요. 

 

Temple Grandin은 자폐이며 학자로서,

자신이 경험하고 연구한 것을 세상에 알리는데 아주 열심히 이신 분이에요. 

이분의 저서에 의하면 자신은 다른 사람과 눈맞춤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얘기해요.

자신의 분야에서 박사로 세상 속에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하며 살아가고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수많은 강의 속에서 살아가고 계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눈맞춤이 너무나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인 것 같아요. 

 

2. 다음은 의사소통과 관련된 어려움이에요. 

일반적으로 수용 언어 즉 이해하는 능력에 비해 표현 언어, 즉 실제로 말하는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받아요. 

 

이는 실행능력과 연관이 되어 있는 것으로,

많은 자폐인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 머릿속으로는 무슨 말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제 입의 근육과 발성기관을 이용해서 소리를 내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묘사해요. 

 

자신이 생각한 대로 신체의 근육을 사용해서 실행하는 능력.

그런데 자폐 아이들에게는 이 실행능력의 부족이 너무나 흔하게 관찰되는 것 같아요.

 

즉 다르게 설명하자면,

아이가 말은 못 하지만 생각은 우리와 똑같을 수 있음을 잊지 말고 아이를 대하시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의사소통과 관련되서는 들은 말을 똑같이 반복하는 Echoria 도 아주 흔한 증상 중 하나예요.

혹은 같은 소리, 단어나 문장을 계속 반복해서 중얼거리는 아이들도 있고요. 

어떤 아이들은 말은 잘 하지만 다른 사람과 상호적인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만을 하는 경우도 "의사소통 능력 결여"에 해당이 돼요. 

 

3. 상동 행동 - 반복 행동 혹은 특정 내용만 반복해서 말하기 

일반적으로 자폐 하면 가장 흔하게 연상되는 모습은 아마

반복적으로 의미 없는 소리를 내고, 손을 흔들고, 몸을 흔드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런 반복적으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상동 행동"이라 하고

이 행동은 아이들의 감각적 놀이와 큰 연관이 있어요. 

 

연구에 의하면 많은 자폐 아이들의 감각처리 능력은 일반인들과는 달라요. 

즉, 일반 사람들에게는 크게 재미있지 않은 감각 자극이

자폐 아이들의 뇌에는 다르게 입력되어 너무나 재미있고 자극적인 놀이로 여겨져요.

그래서 멈추지 않고 반복적으로 시각적인 자극을 찾고, 청각적인 자극을 찾고, 움직임 자극을 찾는 거지요.

 

이런 상동 행동은 또 다른 경우에 사용되는데, 

바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감각자극이 너무 강하게 뇌에 입력이 될 때는 (과자극 HYPERSENSITIVITY)

그 감각 자극을 잊기 위해서 자신이 평소 좋아하고 통제할 수 있는 감각 놀이로 회피하려고 시도해요. 

 

예를 들면,

소리에 너무 예민한 아이가 마트를 가서 너무나 시끄럽고 많은 소리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 

스스로 소리를 지르며 손가락을 미친 듯이 흔들고 쳐다보며 밖에서 나는 소음을 견디는 거예요.  

 

즉, 통제하지 못하는 외부적인 감각 자극을

스스로 만든 익숙하고 통제 가능한 감각활동을 통해 견디려 하는 거예요. 

어릴 적 무서운 공포 영화를 보면

귀를 막고 노래를 부르며 무서운 소리를 듣지 않으려 노력했던 것과 비슷한 행동이라 생각하시면 돼요. 

 

또 다른 상동 행동의 패턴 중의 하나는 말을 잘하는 아이들의 경우예요. 

말을 잘 하는 아이들의 경우 상동적인 행동은 직접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보다는

특정 주제를 반복해서 말하는 것으로 나타나요. 

그래서 특정 주제에 집착해서 하루 종일 그 주제만 생각하고 연구하고 말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면 예전에 제가 치료했던 아이는 식충식물에 폭 빠져서

그 어려운 식물들의 이름, 특징, 생의 주기 등에 대해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말을 했어요.

문제는 이것이 FUNCTIONAL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이라는데 있어요. 

 

보통 이렇게 말을 잘하는 자폐 아이들은 지능도 좋아서 많은 아이들이 일반 학교를 다니는데,

이 성향 때문에 다른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사회성 발달에 큰 지장을 주게 되지요. 

 

4. 감각 처리의 어려움.

이 부분은 위에 상동 행동에서 일부 설명했지만

자폐 아이들은 뇌에서 감각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일반인과 다른 경우가 많아요.

연구에 의하면 거의 70% 자폐 아이들에게 감각 처리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일반적으로 감각 문제는 두 가지 어려움으로 나타나요. 

- 하나는 과자극 HYPER-SENSITIVITY 즉 특정 감각이 너무 강하게 뇌에 입력이 되는 경우. 

- 두 번째는 저자극 HYPO-SENSITIVITY 즉 특정 감각에 대한 자극이 거의 입력이 안 되는 경우. 

 

HYPER SENSITIVITY의 경우에는

그 감각을 피하려고 도망 다니거나 울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반응으로 보이고,

HYPO SENSITIVITY의 경우에는

부족한 감각을 채우기 위해 관련된 감각 놀이만 찾는 SENSORY SEEKING 행동이나,

아예 관련 감각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해요. 

 

5. 다음은 익숙한 것을 고집하고 새로운 것을 저항하는 행동이에요. 

이건 제가 경험했던 거의 모든 자폐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성향인 것 같아요. 

자신이 알고 있는 익숙한 환경이 아닌 새로운 곳에 가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심한 경우 거부 반응으로 울고 소리 지르고 하는 모습을 보여요. 

 

제가 부모님들에게 설명하기로는 수영을 예를 들어요. 

전 수영을 못하지만 수영하는 사람들은 많이 봤고, 설명을 들어서 어떻게 한다고는 대충 알고 있어요. 

다만, 물에 대한 공포감이 있고 실제로 연습을 많이 해보지 않아서 못하지요.

그런데 만약 어떤 수영 선생님이 저의 공포감을 극복시킨다고

저를 발이 닿지도 않는 깊은 물속에 집어넣으면 전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소리 지르고 허우적대겠지요. 

새로운 것에 저항하는 자폐 아이들의 공포감은 이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운 것을 노출하실 때는

아이가 익숙하게 느낄 때까지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알고 시작하시는 게 중요해요. 

또한 새로운 것을 자주 연습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경험치가 생겨서 나중에 별게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거든요. 

 

특히 이 성향이 먹는 것과 연결되어 편식이 심한 아이가 되는 경우도 아주 많아요. 

자폐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힘들어하기 때문에 새로운 음식도 일단 거부하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여기에 정상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편식 시기인 2-4살을 지나면 실제 먹는 음식 종류가 아주 제한적이 돼요. 

이건 일반 아이들의 단순한 편식의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대한 "공포" 반응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그래서 적응시키기 위해서는 아주 긴 시간 오랜 노력을 들여야 해요. 

 

단, 이 경우 구강 감각이 너무나 예민해서 특정한 맛이나 질감의 음식을 못 먹는 경우는 제외하셔야 해요.

감각 문제로 먹지 못하는 것은 감각을 둔화시키는 훈련이 필요해요. 

 

6. 마지막으로 중복장애에 대한 부분이에요. 

자폐는 위에 열거한 성향들을 가진 개인을 일컫는 하나의 진단명이에요. 

하지만 아이가 이와 더불어 다른 문제를 동시에 가질 수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인지 장애. 아이들마다 인지 수준이 모두 달라서 학습 능력에 차이를 보여요. 

 

어떤 아이들은 자폐 + 과잉행동 주의집중 장애를 동시에 가지는 아이들도 있고요.

또 어떤 경우에는 경기(뇌전증, 간질)를 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위에서 설명한 익숙한 것에 대한 고집이 지나쳐서 강박의 형태로 진행될 수도 있지요. 

말을 잘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또래관계에 문제가 생기면서

나중에 심리적인 어려움인 우울증이나 불안을 경험하는 아이들도 있구요.  

 

따라 오시느라 너무나 고생 많으셨어요. 

다음에도 자폐에 대한 자세한 설명 해 드릴께요. 

 

그럼 제가 직접 강의한 영상 링크 연결해 드릴게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가 걱정되었을 때 가장 중요한 첫걸음을 엄마 아빠가 내 아이를 이해하는 거예요. 

잘 하고 계세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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