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젤라 쌤이예요.
토론토는 요즘 갑자기 추워져서 이제 진짜 겨울로 들어서나 했는데,
어제 선물같이 너무나 따뜻한 하루가 찾아왔어요.
덕분에 햇살을 받으며 점심에 잠시 산책을 했는데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하지만 이 행복한 날 Covid19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 토론토는 다시 LOCKDOWN이 발표되었어요.
너무나 잘 컨트롤하고 있는 한국의 시스템이 더 자랑스러우면서,
모든 분들이 건강히 이 위기를 무사히 잘 헤쳐나가시기를 간절히 기도해 봐요.
오늘은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에서 제가 느낀 또 하나의 배움을 같이 얘기해 보고자 해요.
사람들마다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 모두 틀려요.
학습 모델이라고 하는데,
어떤 분은 청각, 즉 누군가가 설명해 주는 강의를 들어야 공부가 잘 되고,
어떤 분은 시각, 즉 눈으로 글이나 그림, 혹은 영상을 봤을 때 기억이 가장 잘되고,
어떤 분은 직접 자신이 움직임으로 해 봐야 학습의 성과가 향상되는 분들도 계세요.
저는 청각적인 자극에 강한 타입이서 누군가의 설명을 귀로 들을 때 학습이 더 잘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어려운 유튭의 길도 함께 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ㅎㅎ
자폐인의 경우 "시각적 자극"에 의존도가 아주 아주 아주 깊어요.
그래서 자폐 아이들의 치료를 할 때 시각적인 자료를 아주 많이 사용해요.
단어를 가르칠 때도, 개념을 가르칠 때도, 하루 스케줄을 가르칠 때도
관련된 사진을 찾아서 코팅해서 자료를 만들어 가르키면
집중도 잘 시킬 수 있고, 훨씬 효과적으로 가르킬 수 있어요. (사진 참고)
그런데 경험도 마찬가지예요.
만약 어떤 경험을 하면,
그 당시에 보았던 세세한 장면, 사람들의 반응, 그때의 감정 등이 하나의 파일처럼 저장된데요.
특히 시각적인 자극에 대한 기억이 가장 강하게 자리 잡고요.
이 책의 저자는 이것은 "기억의 서랍"이라고 표현했어요.
공포스러운 기억과 그것의 플래쉬백 즉, 다시 생생하게 경험하는 것에 대해 설명하기를,
"그 서랍에는 열쇠가 없죠.
훗날 어쩌다 무슨 일이 생겨 내용물이 쏟아져 나오면,
마치 지금 벌어진 일처럼 내 머릿속에서 재현됩니다.
그 순간,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공포가 현실이 되어 나는 비명을 지릅니다."
그래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우는 아이를 바라보며 부모님들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이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그리곤 그저 힘들어하는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며 무너집니다.
표현 못하는 아이도, 이해 못하는 부모도 너무나 힘든 상황이지요.
중요한 것은 이 '기억의 서랍'이
저희가 생각하는 "과거-현재-미래"의 시간 개념으로 저장되지 않아요.
Temple Grandin 탬플 그랜딘에 의하면 이 기억들은 뇌 속에 각각의 독립된 '점'처럼 저장되어 있어서,
현재 속의 시각적 경험에 의해 갑자기 그 기억이 오픈된다고 얘기해요.
그때의 상황과 감정까지 모두 열리면서 타임머신을 타듯 그 당시의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거예요.
나의 의지가 아닌 일상 속 시각적 자극에 의해
내가 갑자기 다른 경험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상을 하면,
자폐인들이 얼마나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갈지 상상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이렇게 말합니다.
"10년 전의 기억이나 어제의 기억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실수를 했다는 것 자체는 기억을 해도,
언제 어떤 실수를 했으며 내가 그때 어떻게 했어야 옳았는지 기억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경험을 통한 성찰, 반성,
그리고 미래에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얘기해요.
그럴 때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자기 자신이 싫어진다고..........
다시 한번 느낍니다.
저와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
나와 같은 공간에서 겪어내는 그 당황스러움이 어떤 것일지.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을 "고장 난 로봇"에 갇힌 것 같다고 표현했고,
템플 그랜든은 "나는 다른 행성에서 온 존재" 같이 느껴진다 하고 설명하듯,
우리와 다르게 느끼고 생각하는 자폐인들을
우리의 시스템에 맞춰 살도록 교육시키려면,
우선 그들에 대해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하지 않나란 생각을 합니다!
지금 이 글을 통해 자폐에 대해 궁금해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
격하게 응원합니다!!!
우리 함께 서로를 이해하며 잘 살아가 보자고요!!!
'OT.insight > 자폐 스펙트럼 이해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폐 아이 이해하기 _ 상동 행동, 자기 자극 행동 (Stimming) feat .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0) | 2021.01.15 |
---|---|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3 - 자폐 아이 눈맞춤 (11) | 2020.12.01 |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1 - 바늘 같은 시선 (2) | 2020.11.14 |
자폐이야기 5 - 그 외 치료옵션 (심리, 한의학, 산소, 영양제, 식이요법) (2) | 2020.11.07 |
자폐이야기 4 - 치료옵션 (언어, 인지, 작업치료, 감각통합, 행동) (0) | 2020.10.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