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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insight/자폐 스펙트럼 이해하기

자폐 아이 이해하기 _ 상동 행동, 자기 자극 행동 (Stimming) feat .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by 캐나다 OT 젤라쌤 2021. 1. 15.

안녕하세요, 

 

캐나다 OT 안젤라 쌤입니다. 

오늘은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시리즈로 자폐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 글을 써 볼게요. 

 

최근에는 많은 중증 자폐인분들이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출간하신 분들이 많아요. 

덕분에, 우리가 이해할 수 없었던 자폐 진단을 가진 분들의 생각, 감정, 행동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지요.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히가시다 나오키 작가님이 쓰신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에 나온 이야기와 함께, 

왜 자폐 아이들이 감각 놀이를 멈추지 못하는 지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자폐 하면....... 

아마 가장 흔하게 생각되는 모습이 자신의 손을 쳐다보고 몸을 좌우로 흔드는 아이, 

자동차나 기차를 색깔별로 줄맞춰 나란히 배열하는 아이,  

반복적인 소리를 내며 뛰어다니는 아이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행동들은 보통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동 행동', 

혹은 감각 자극과 연관된 행동이 많기 때문에 '자기 자극 행동 (stimming)이라고 부릅니다. 

 

흔히 상동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은 "틈만 나면" 그리고 "항상" 그 행동을 하려고 해요. 

그런데 어른들이 보기에는 도대체 의미 없는 행동처럼 느껴지고,

장난감을 가지고 원래의 놀이 방식대로 가지고 놀지 않고 '이상한' 방법으로 가지고 놀기 때문에, 

"문제 행동"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자폐 아이들의 부모님들의 큰 바람 중의 하나는
"쌤, 우리 아이 상동 행동 멈추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예요. 

 

이런 감각과 관련된 상동행동이 관찰되는 이유는 4가지가 있어요. 

 

1. 너무나 재미있는 감각 놀이. 

2. 부족한 감각을 채우기 위한 감각 탐색 (Sensory Seeking)

3. 싫어하는 감각에서 도망치고 안정 찾기 위한 시도 (Self control) 

4. 힘든 일에서 회피하고 싶을 때 (Escaping) 

 

1. 너무나 재미있는 감각 놀이. 

 

많은 자폐인들의 묘사에 따르면, 그들은 우리와 감각을 다른 느낌으로 경험해요. 

훨씬 더 풍부하고, 더 자세히, 더 많이, 더 다양하고, 더 다채롭고, 경이로운 경험이에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이 다른 세계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감각의 세계에 쏙 빨려 들어가 너무 즐겁고 신이나서 멈추지 못한다네요. 

 

즉, 우리와는 다르게 감각을 가지고 노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매력을 지니는 환상적인 놀이인 거예요. 

이렇게 스스로 즐거움을 찾기 위한 감각 놀이를 하는 경우 자기 자극 행동 즉, stimming이라고 말해요. 

 

이 Stimming 은 자폐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중에 너무나 큰 특징이기 때문에 아마 대부분의 자폐 아이들에게 관찰되는 행동이예요.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물을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기분이 듭니다. 
모두가 상상하는 것처럼 '좋아한다'는 감각과는 다릅니다. 
마음속에서 샘솟는 기쁨을 느낍니다. 괴로운 일도 슬픈 일도 다 잊고, 행복한 기분에만 잠길 수 있습니다. 
물을 만지고 있으면 지구가 보내는 "괜찮아, 걱정 마'하는 메시지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내 기분을 몰라주어도, 지구가 내 마음을 받아들여주는 듯한 안도감을 느낍니다. ........
거기에는 나를 속박하는 것 하나 없고, 시간마저 초월한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샘솟는 기쁨'을 느낄 만큼 커나란 행복감을 주는 놀이. 

 

이 저자의 경우 물놀이였지만, 

아이들마다 좋아하는 감각 놀이는 모두 달라요: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구강 감각, 움직임, 압박 감각 등등등.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시간마저 초월한 세계'로 인도될 정도의 환희를 느끼는 거예요. 

그러니 아이들이 기회가 생길 때마다 감각 놀이에 집중하고 상동 행동을 하지요. 

 

상동 행동의 큰 장점 중의 하나는 특별한 도구나 세팅이 필요 없다는 거예요. 
자신의 몸의 움직임 만으로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놀이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거지요.  

 

아마 무엇에 중독된 분들의 행동 패턴과 비슷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 멈출 수 없이 끊임없이 생각나고 하고 싶은 놀이. 

 

그리고 알아두셔야 할 중요한 한 가지는, 이 상동 행동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예요. 

한참 손가락을 흔들며 놀았는데, 어느 날부터 실눈을 뜨고 고개를 돌리며 노는 새로운 '문제행동'(?)을 보일 수 있죠.

우리가 보기에는 다른 문제 행동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 두 놀이의 기능은 똑같아요

'시각적 자극 놀이'.

단지, 아이가 더 재미있는 방법을 찾아낸 거예요. 즉, 아이는 점점 상동 행동 혹은 stimming의 행동 계발에 전문가가 됩니다. 

 

 

2. 부족한 감각을 채우기 위한 감각 탐색 (Sensory Seeking)

 

연구에 의하면 자폐 아이들의 70% 정도가 감각 처리 장애를 겪어요.  

이전 포스팅에서 설명했듯이, 감각 처리 장애의 원인은 환경에서 오는 감각이 뇌에 너무 크게 혹은 너무 적게 입력되는 거예요. 필요한 만큼의 감각을 받아들이는 것에 실패를 하는 거지요.

그래서 어떤 아이는 특정 감각을 너무 강하게 느끼거나 (과자극), 혹은 감각이 제대로 느끼지 못해요 (저자극). 

 

그런데 감각이 입력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저자극),

아이는 부족한 만큼의 감각 경험을 충족시키기 위해 계속 감각 활동을 찾아다녀요. (Sensory Seeking) 

 

그래서 아이들을 보면,

옷이나 물건을 계속 입에 넣고 씹으려 한다거나,

쉴 새 없이 뛰어다니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려 한다거나,

그네나 놀이기구를 를 몇 시간씩 타려고 하거나, 

온몸에 힘을 주거나 짐 볼을 껴안고 계속 바운싱을 하려고 한다거나,

소리를 계속 만들어 내며 허밍이나 반복된 소리를 가지고 놀고, 

모든 것의 냄새를 맡고 다니려 하는 등등 등등의 행동을 보여요. 

 

이는 마치 우리가 치과에서 잇몸 마취를 했을 때

무딘 감각 자극이 신기해 잇몸을 계속 깨무는 행동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부족한 감각을 채우려는 행동들 역시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상동 행동' 혹은 'stimming'으로 불릴 수 있지만 원인은 첫 번째 것과는 다른 것이지요. 

 

이런 경우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원인이 '부족한 감각을 채우려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감각을  "적절한 방법"으로 감각을 충족할 수 있도록 대안을 알려주는 거예요. 

 

쉴 새 없이 뛰어다니려는 아이에게는 트램펄린을, 

무엇이든 씹으려는 아이에게는 'chewy tube'나 입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불기 놀이들, 다양한 간식 먹기 등등), 

침을 뱉어 문지르며 노는 아이에게는 로션을 짜서 노는 행동으로 대체해 주는 거예요. 

 

이런 대체 과정은 한번 가르친다고 바로 효과를 볼 수 없어요. 

계속 반복해서 문제행동이 보일 때마다 대체 활동을 대신하도록 알려주고 가르쳐야 해요. 

 

 

3. 싫어하는 감각에서 도망치고 안정 찾기 위한 시도 (Self control)

 

2번의 경우와 반대로 아이들 중에 특정 감각이 너무나 과하게 입력되는 아이들(과자극)이 있어요. 

즉, 크게 놀랄 만한 정도의 소리가 아닌데 너무나 크게 입력돼서 소스라치게 놀라고 무서워한다거나,

양말의 시접이 마치 송곳으로 살을 계속 파내는 것처럼 느낀다거나, 

사람 많은 곳에 가서 갑자기 너무나 많은 시각 자극이 감당이 안된다거나, 

낯설고 새로운 곳에 가서 모든 자극에 예민하게 느껴져 어쩔 줄 모른다거나 하는 등등. 

 

 '감각'을 인지하는 역할 중 아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환경의 위험'을 파악하는 일이에요. 

만약 아이가 갑자기 너무 강한 감각 자극을 경험하게 되면,

그 상황을 위험으로 인지하고 자동적으로 피하려고 도망치려고 해요.

마치 집에 불이 났을 때 우리가 본능적으로 도망치려고 노력하는 것과 비슷한 반응이에요. 

 

물론 상황 자체를 벗어나려는 아이들도 있지만,

만약 계속 그 상황에 머물러야 하는 아이들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상동 행동"으로 스스로를 안정시키려 시도해요.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행동이기도 하고,

그 감각 행동에 집중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감각을 최대한 잊으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또한 외부 감각은 자신이 통제를 못하지만 상동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요. 

 

즉,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감각 놀이를 통해서 회피하려고 하는 경우에 사용되는 경우예요. 

 

 

4. 힘든 일에서 회피하고 싶을 때 (Escaping) 

 

마지막 이유는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회피하기 위해 감각 놀이에 집중하는 경우예요. 

즉, 수업을 해야 한다거나 싫어하는 양치를 해야 한다거나 할 때,

상동 행동을 통해 현실에서 도망치는 노력을 하는 거예요. 모르쇠.......처럼요. 

 

제가 치료를 하다 보면 아주 자주 목격하는 광경이에요. ^^

조금 힘들고 귀찮다 싶으면,

손가락을 쳐다보고 놀거나, 귀를 막고 허밍을 하거나, 온몸에 힘을 주면서 몸을 좌우로 흔드는 행동을 하면서 치료에 집중을 안 하고 노는 거예요. 쉽게 생각하면 뺀질거리는 거지요. ㅎㅎ 

이런 경우에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상동 행동을 멈추어주시고 (손을 잡거나, 아이 이름을 부르거나.....)
다시 과제에 집중하도록 도와 과제를 끝내셔야 해요. 

 

그런데 공부와 관련되어 다른 경우도 있어요. 

과제가 너무 어려워 스트레스를 받아도 상동 행동이 관찰되기도 해요. 

이런 경우 보통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며 상동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3번의 이유와 마찬가지고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하려고 시도하는 거예요. 

이런 경우에는 과제를 쉬운 단계로 나누어 주거나 활동을 재미있게 바꾸어 주는 방법으로 도와줄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은 똑같을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원인에 따라 사용하는 "목적"이 모두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셔야 해요. 

 

이를 행동의 "기능 function"을 파악해 내는 일이라고 하는데,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아이를 적절하게 도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분별 해 내는 것이 아주 중요해요. 

 

다음 시간엔 행동의 기능 function, 혹은 원인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다루어 볼게요. 

 

자폐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 + 댓글 남겨주시고,

질문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감사합니다.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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