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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m.insight/캐나다 일상 이야기

캐나다 이민을 왔어요_2010년

by 캐나다 OT 젤라쌤 2020. 11. 23.

안녕하세요. 

안젤라쌤이예요. 

 

벌써 캐나다에서 10년 차의 이민 생활을 보내고 있네요. 

블로그를 하다가 캐나다에서 치료사 생활을 하고 있는 저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도,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글을 시작합니다. 

 

전 2010년 캐나다에 신랑과 아이들 둘과 함께 이민을 왔어요. 

신랑과 저는 한국에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직장을 다녔어요. 

하지만 신랑이 직업 특성 상 점점 스케줄이 살인적으로 변하며 거의 매일 새벽 3시, 4시에 오는 것을 보면서

이러다가 곧 미망인이 되겠다 덜컥 겁이 났어요. 

 

또한 제 일 밖에 모르며 살고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적었던 저에게,  

아들이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며 경험하게 된 "교육의 세계"와 "부모의 세계"에 자신이 없어지더라고요. 

 

우선 저의 아들은 눈치가 빠르지 않고, 

상황을 파악해서 사랑받는 법을 캐치하는 것이 아주 서툰 아이였어요. 

 

그래서 유치원인데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이 서툰 우리 아이를 바라보면서, 

경쟁적인 교육 시스템 뿐아니라

이러다가는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때 친구 관계로 많이 힘들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지요. 

 

이런 차에 신랑은 캐나다 어학연수 경험이 있고 Global 회사에 다니고 있었던 터라

같은 일을 하는 다른 나라 동료들로부터

다른 나라의 근무환경이 얼마다 다른지에 대해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러 인맥을 통해 영국, 호주, 캐나다등 영어권 나라에 job opening 이 생기면

계속 contact 하고 정보를 모으고 있었지요. 

 

그리곤 캐나다에서 연결된 분이 영주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회사 apply가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고, 

성격 급한 울 신랑덕에 2006년 갑자기 캐나다 영주권 준비를 했어요. 

 

신랑도 저도 전문인력 이었기 때문에 우선 이민 대상자로써는 유리한 상태였고, 

신랑이 영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장 힘든 마의 아이엘츠 성적 제출도 가능했죠. 

그래서 한달만에 서류를 제출하고 영주권이 나오는데 거의 3년이 걸렸어요. 

 

그때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경험하고 결정해야 한다.

만약 아니다 생각이 들면 빨리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영주권을 받자마자 직장을 모두 정리하고 캐나다로 이민을 왔어요. 

 

지금 생각해도 살짝 아찔한.... 

아이들과 영어는 1도 못하는 와이프를 데리고 새로운 나라에 오면서

직장이 어떻게 될지도 확실하지 않은 채 안전 장치 하나도 없이 사표를 던지는 것이 영 불안했어요.  

 

보통 영주권을 받고 오시는 가족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영주권 받은 후 주어지는 1년의 랜딩 기간 동안에 미리 와서 기본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셔서 사표가 아닌 휴직을 신청하고 오시는 분들도 계신다던데.... 

 

저희 신랑은 사람이 그러면 안된다며

인수인계와 마무리를 잘하려면 미리 말씀을 드리고 회사도 준비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덜컥 사표를 내더라고요. 

직진남..... ㅠㅠ 

 

그렇게 저희는 2020년 영주권이 나오자마자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을 했습니다. 

모두 신랑-oriented 준비였죠. 

 

신랑은 1월에 미리 들어와서 집을 알아보고

전 신랑보다 조금 늦게 아이들을 데리고 4월 19일이 토론토에 도착했어요.

하지만 경제적인 걱정으로 전 4월 1일까지 꽉꽉채워 직장생활을 하고,

혼자서 20일도 안되는 시간 동안 이민 이사 준비하느라 위장병이 생겨 응급실도 가보고,

한국의 은행, 보험회사, 기관들 다니며 업무를 보느라

캐나다 생활에 대한 정보 조사는 하나도 못했지요. 물론 영어 공부는 말 할 것도 없고요.  

무식해서 가능했던 모험이 아닐까 생각을 해봐요. ㅋㅋㅋ 

만약 이민생활 하면서 겪었던 그 험난한 미래를 알았다면, 

안전제일주의인 제 성격상 절대 오지 않았을 겁니다. ㅎㅎㅎㅎㅎㅎ 

 

지금은 웃으며 얘기하지만

제가 남의 나라에서 "인간"처럼 살게 되기까지의 6년의 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너무나 안쓰럽습니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바닥을 경험했다고 해야 하나요.... 

 

요즘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여서 오히려 역이민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지만, 

혹시라도 아이들 교육 걱정에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하고 나누어 봅니다.

 

해외에서 바라본 대한민국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그걸 이루어 내신 대한민국의 모든 보통의 사람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그럼 저의 이민 이야기는 다음에 또 할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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