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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m.insight/캐나다 일상 이야기

말 못하는 동양인 아줌마 되다.....캐나다 이민 후 멘붕기

by 캐나다 OT 젤라쌤 2020. 11. 27.

안녕하세요! 안젤라 쌤이예요. 

 

캐나다 이민을 주제로 제가 어떻게 치료사로 일을 다시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글을 쓰고 있어요. 

 

저번 포스팅에서는 첫 번째 이야기로 저희 가족이 왜 캐나다에 왔는지,
한국에서 영주권 받은 후 얼마나 아무 준비 없이, 정신없이 캐나다로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지요. 

그런데 캐나다에 도착을 해보니 준비 없이 이민을 온 댓가가 너무 컸어요..... 

한국에서는 병원에서 "선생님"소리를 듣던 제가 

모두가 무시하는 "말 못하는 동양인 아줌마"가 되었지요....

그 초라함과 괴리감이 얼마나 사람을 비참히 만들던지... 

 

 

오늘은 제가 이민 오기 전에 한 실수들에 대해 얘기해 볼게요. 

 

1. 마음 가짐

저희 가족 이민은 신랑 위주로 준비를 했어요. 

우선, 신랑이 캐나다에서 어학연수 경험이 있고, 글로벌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에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고, 직장을 구할 가능성도 저보다 훨씬 컸으니까요. 

 

또한 제 마음 속에 이민은 "신랑과 아이들을 위한 선택" 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한국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일하고 있던 내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니 

신랑님, 모든 걸 알아서 책임져주세요!'라는 생각.


그러다 보니 무슨 상황에도 소극적이 되고, 기승전 - 신랑 원망을 하게 되더라고요.

영어가 안되서 무시당해도 신랑 원망, 기분이 다운되도 신랑 원망,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신랑 원망. 

 

그래서 정말 진지하게 말씀드려요.

가정의 이민의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가족 각자가 "내가 결정한 선택" 이란 마음 가짐으로 "함께" 헤쳐나가려고 노력해야 돼요. 

그래야지 똘똘 뭉쳐도 적응하기 힘든 남의 나라 생활을 외롭지 않게 서로 의지할 수 있어요.  

 

2. 영어 준비.  

우찌 그리 무식했을까요?

어린 아이가 둘이나 있는 엄마가 캐나다에 도착하면 하루 종일 영어를 쓰고, 실력이 팍팍팍 늘 줄 알았다니....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은, 

 

첫째, 하루 종일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한국말만 할 줄 아는"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있다.
정말 영어는 굳게 마음을 먹어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영어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있는 너무나 좋은 핑계거리 였어요.


둘째, 한인 커뮤니티에 정착하면 외국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다.

정착하려면 한국 사람들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인 커뮤니티에 자리를 잡았어요.
이 생각은 아직도 맞다고 생각해요.
말도 안통하는데 주변에 외국분들 밖에 없었음 제 성격에 외로워서 한국으로 돌아갔을 거예요.....


하지만, 사는 곳 주변에 한국 식당에 한국 마트도 즐비하고 저와 비슷한 한국 엄마들이 얼마나 많던지. 
이곳이 캐나다인지, 한국의 이태원인지 모를 정도로.... 그래서 또 영어는 아주 굳은 결심을 해야 할 수 있는 것이었어요. 

 

셋째, 나의 언어 습득 능력.
사람마다 자신이 잘하는 부분이 모두 다르지요. 전 정말 언어 습득 능력이 꽝.

학창 시절에 언어라면 국어 조차 어려워했던 저였기에, 

영어는 정말 "이번 생에는 틀렸어" 수준의 먼 나라의 것이었고,

영어 공부, 외국 생활에는 정말 1도,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면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많이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데,

아무 준비도 없이... 남의 나라에... ㅠㅠㅠㅠ 

 

마지막은, 저의 성격. 

저의 성격은 미화해서 말하면, 완벽 주의자.

솔직하게 말하면, 남에게 첵 잡히기 싫어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소심녀. 

절대 저의 실수를 남에게 보여주지 못하죠.
왜냐하면 목에 칼이 들어오는 줄 아니까. 

 

사실은 이 눔의 성격이 영어 공부의 가장 큰 복병이었어요. 

준비가 안되면 절대 입 밖으로 영어를 말하지 않으니 영어가 안 늘고,

그러다 보니 자꾸 말할 기회를 피해 다니고........ 

자신감이 떨어지니 더 쪼그라들고,
쪼그라들다 보니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존감이 낮아지니 우울해지고,
우울해지니 집에 있고,
집에 있으니 모든 기회 차단. 

성격!!!!!!

사실 전 이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하나 꼽으라면 "외향적인 성격"이라 말하겠어요.

이건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성격"과는 조금 달라요.

저도 한국에선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사람이었어요.

왜냐하면 노력을 하면 주어진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전 기본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이지요.

낯도 많이 가리고 낯선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적고, 낯선 만남을 절대 즐겨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그런데 남의 나라에서 살려면 이런 "남에 대한 관심",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좋아하는 성격"이 필수적이에요.

사실 전 낯선 사람을 만나면 한국 사람이어도 할 말이 하나도 없고, "어색함"에 도망가고 싶어 하다 보니, 

낯선 사람과의 영어 대화는 더더더더 진퇴양난이 되더하구요. 

3. 캐나다 생활 정보 수집 

신랑을 믿고 캐나다에 왔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저희 신랑은 약간 즉흥적인 직진남 스따일이에요. 

절대 미리 정보를 모으고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아니지요. 

그 부분을 제가 간과했어요..... 이 바보야~~~~  

 

심지어 여행을 갈 때에도 기본적인 정보 조사는 하고 떠나면서, 

어찌 남의 나라에 이민을 오면서 기본 정보 조사도 안 하고 떠났을까요? 

그때 제가 조사한 것은 "해외이사", "해외이사비용", "한국에서 가져갈 물건" 이런 것이 다였어요. 

 

나의 가족에게 적당한 지역은 어디인지?
........ 외곽? 도시? 직장? 교통? 안전? 

인종 비율은 어떤지
..... 한국 커뮤니티? 이민자 커뮤니티? 캐네디언 커뮤니티? 

교통 시설은 어떤지
.... 지하철? 버스? 고속도로? 

아이들 학교 시스템은 어떤지
.... 유치원 시스템? 초등학교 시스템? 고등학교 시스템? 

생활비는 어느 정도 드는지
.... 집세, 교통비, 식료품, 교육비, 보험.... 

쇼핑, 물가는 어떤지
..... 쇼핑은 어디서? 식료품 물가? 공산품 물가? 

계절적 특징은 무언지.....
예를 들면,

토론토는 겨울 난방 시설이 너무 잘 되어있어서 차를 가지고 다니는 경우 기모바지, 두꺼운 니트 등은 거의 못 입어요. 

산이 없고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모자 달린 옷은 필수. 

비는 대부분 지나가는 비에 바람 때문에 우산은 거의 필요가 없음 등등등. 

 

특히 전 교육 시스템을 제대로 조사를 안 해서 유치원이 오전, 오후반만 있는지 몰랐고 (2010년 당시) 

데이케어를 신청하려면 몇 년 대기해야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지도 몰랐지요. 

물론 데이케어 비용이 한국과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어마 무시하게 비싸다는 사실도 몰랐지요. 

이뿐인가요? 12살까지 무조건 부모가 아이의 등하교에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도 몰랐지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던 전 어떻게 되었겠어요?

낮에 영어 공부하러 학원을 갈 생각을 했는데, 전혀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말았어요. 

4살 아이가 12살이 될 때까지.......  

 

그야말로 미춰버리겠네... 시추에이션이 된 거예요. 

영어를 빨리 배워서 다시 치료사 자격증을 따야 하는데, 

주변에 도와줄 가족이 없으면 아이들이 클 때까지 9시 - 3:30분 사이에만 공부할 시간이 주어진 다는 사실... 

즉, 학원을 갈 수 있는 시간도,  높은 물가에 돈도 없으니, 결국 영어를 "독학"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그야말로 무식했기에 용감했던 이민 초의 멘붕기였어요.....

다음에는 영어 독학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적어볼께요.

 

저의 실수들이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그럼 다음 포스팅으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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